용산, 개발의 시간표 아래 덮인 깊이
“역사가 잠든 땅에서, 위험은 말없이 자라고 있다”서울에서 ‘미래’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붙는 지역이 있다면그건 바로 용산이다.대통령실 이전, 미군기지 반환, Y-밸리 조성, 국제업무지구 계획까지—도시의 서사는 용산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다.하지만 그 모든 미래의 시간표는아직 발굴되지 않은 땅 위에 놓여 있다.반환된 것이 아니라, 덮여버린 흔적들용산은 지하 정보를 가장 적게 알고 있는 도시다.100년 가까이 주한미군기지로 사용되며국가도 정확히 접근할 수 없었던 땅이 많고,공공 지도에도 기록되지 않은 관정, 오염구역, 지하 시설이 존재하며,지반 침하가 아닌 지반 불확실성 그 자체가 가장 큰 위험이다.이 도시는 “얼마나 깊은가?”를 물을 수 없을 만큼한 시대 전체가 덮여 있는 땅이다.국가가 ‘개발 예정’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