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린이대공원은 매달 7천만 원이 넘는 돈이 듭니다.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도 그렇죠.
수익은 거의 없고, 사람들은 무료로 드나들어요.
그런데도 우리는 이 시설들을 유지하기 위해 해마다 막대한 세금을 씁니다.
왜일까요?
공원은 ‘숨 쉴 틈’을 지켜요
지친 하루, 소음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잠깐 벤치에 앉아 나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사람’으로 돌아옵니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의 시선,
산책하는 노인의 발걸음.
공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사람들 사이에 **“괜찮아, 천천히 가도 돼”**라고 말해주는 공간이에요.
박물관은 기억의 저장소예요
박물관이 지키는 건 유물이 아니라 정체성이에요.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시간을 살아왔는지.
국가의 이야기를 사람의 이야기로 바꿔주는 곳이죠.
그곳에선 아이들도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묻습니다.
“이건 우리나라 거예요?”
미술관은 감정의 언어를 배웁니다
미술관은 말 대신 느낌으로 대화하는 공간이에요.
설명이 없어도,
정답이 없어도,
그림 앞에서 눈물이 나는 날이 있습니다.
어쩌면 삶이 버거운 날,
그 한 점의 그림이
"그래도 살아볼 만해"라는 위로를 건네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도서관은 희망의 최소 단위입니다
도서관은 돈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가장 따뜻한 건물입니다.
누구도 눈치 주지 않고,
조용히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곳.
책 한 권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단어 하나로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사람들.
도서관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조용히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사회 복지’ 그 자체예요.
돈은 안 되지만, 있어야 하는 이유
이런 시설들은 수익을 창출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들이 없으면, 우리는 삶의 균형과 존엄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 공원 없는 도시엔 분노가 많고,
- 박물관 없는 사회는 기억을 잃고,
- 미술관 없는 도시는 상상력을 잃고,
- 도서관 없는 공동체는 미래를 잃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질문이 좋습니다
“왜 돈도 안 되는 걸 유지하죠?”
이 질문은
“나는 돈 말고 어떤 가치를 지키며 살고 있나요?”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는 수익’의 중요함을 알고 있나요?”
라는 질문으로 바뀔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공공시설은 ‘누구나의 것’이지만,
사실은 **‘누군가가 지키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입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도서관에 들어설 수 있고,
그림 한 점 앞에 조용히 멈춰설 수 있으며,
역사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도시에서 잠깐 숨을 고를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없으면 무너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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