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세에 지쳐 말했을 뿐인데, '미안해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입사 초반, 적응보다 더 힘들었던 건 사수의 텃세였습니다.
사소한 질문에도 날카로운 반응, 반복되는 무시와 따돌림.
‘직장 초년생이라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걸까?’
스스로를 다그치며 참아보려 했지만, 마음은 점점 무너져갔어요.
하루하루가 버거웠습니다.
회사라는 공간이 견뎌야 하는 곳이 되어버렸고,
일보다 사람 때문에 지치는 날이 더 많았죠.
그러다 어느 날, 더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부장님께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무언가를 바란 건 아니었어요.
그저, 나도 인간이고 감정이 있다는 걸…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했어요.
그런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그런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해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이런 말은 처음이었거든요.
내가 겪은 부당함을 책임지려는 태도,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받아주는 사람을
직장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 순간,
‘이 회사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정을 누르며 참고만 살아야 하는 줄 알았는데,
이해받을 수도 있고, 보호받을 수도 있다는 걸 처음 경험했죠.
그리고 그 부장님을 곁에 두고 함께 일하는
대표를 떠올렸어요.
이런 리더를 인정하고, 키우는 조직이라면
신뢰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대표님을 봤을 때,
말 한마디 없이도 묵직한 안정감이 느껴졌던 그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이곳에서 나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을 통해 회복할 수 있겠구나 싶었던 건.
지금도 일이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말할 수 있는 곳’, ‘듣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만으로
훨씬 단단해진 기분이에요.
예전에는 무례함과 위선이 생존 방식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알아요.
진심을 지키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은 분명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나는, 그 안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걸요.
언젠가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해요”라고
진심을 담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