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불편한 진실: 아들 잘못은 며느리 탓?
"우리 아들은 원래 안 그랬는데, 네가 변하게 만들었어."
많은 며느리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남편이 무책임해도, 가사를 나누지 않아도, 심지어 경제적 부담을 떠넘겨도 이상하게도 그 책임은 며느리에게 돌아간다. 마치 남편의 부족함은 며느리의 관리 부족 때문이라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 논리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그리고 이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1. "우리 아들은 원래 안 그랬다"는 착각
많은 시어머니들이 결혼 전 아들의 모습을 이상적으로 기억하고 싶어 한다. 집에서 보던 아들은 부모에게 잘하고, 어릴 때부터 별문제 없이 자란 아이였다. 그러니 결혼 후 게으르거나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면, 그 원인이 며느리에게 있다고 믿고 싶어진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남편이 결혼 후 갑자기 변한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성향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단지 부모 앞에서는 다르게 행동했거나, 독립적인 생활을 해보지 않아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들은 "우리 아들은 원래 착하고 똑똑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이상해졌다"는 생각을 하며 며느리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2. 아들은 보호해야 할 존재, 며느리는 독립적인 성인?
이런 사고방식에는 아들을 끝까지 어린아이처럼 여기는 태도가 깔려 있다. 시어머니들에게 아들은 "보살펴줘야 할 존재"이고, 며느리는 이미 완전한 성인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남편이 집안일을 돕지 않으면, **"며느리가 시키지 않아서 그런 거다"**라는 말이 나온다.
남편이 경제적으로 무책임해도, **"며느리가 관리 못 해서 그렇다"**는 핀잔을 듣는다.
남편이 시댁을 소홀히 하면, **"며느리가 남편을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아들의 행동을 문제 삼기보다는, 며느리가 남편을 어떻게 다루고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3. 시어머니도 한때 며느리였다
이런 사고방식이 이어져 온 이유는 과거 세대의 결혼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예전에는 결혼 후 며느리가 시댁에 철저히 동화되는 것이 당연했다.
시어머니 세대는 본인도 힘든 시기를 거쳤고, 자신이 겪었던 고생을 며느리도 당연히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시어머니한테 더 심하게 당했어."
"요즘 며느리들은 너무 편하게 살려고 해."
이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며, 며느리가 모든 문제를 감당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4. 해결책은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문제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1) 남편과의 대화가 우선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직접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정을 함께 꾸려가는 남편이 변화해야 한다.
남편이 자신의 행동이 본인의 책임임을 인정하고, 부모와의 관계에서 스스로 서야 한다.
2) 시어머니와의 적절한 거리 두기
시어머니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필요할 때는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고, 감정적으로 휘말리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3) 고정관념 깨기
"며느리는 참고 살아야 한다"는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시댁과의 관계에서 "이건 제 일이 아닙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긋는 용기도 필요하다.
마치며…
결혼은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과정이지, 며느리 혼자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남편의 문제를 며느리 탓으로 돌리는 것은 결국 가정을 더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이제는 "아들 잘못은 며느리 탓"이라는 낡은 논리를 버릴 때가 아닐까?